2023. 7. 29. 02:02ㆍ시사 트래커
이석배와 김지훈 등이 발명한, 세계 최초의 상압 및 상온 초전도체라고 제의된 물질.
'LK-99'라는 이름에서 'LK'는 제1발명자 이(Lee)석배와 제2발명자 김(Kim)지훈의 성을 딴 것이고, '99'는 연구를 시작한 '1999년'을 의미한다.
2. 전개
2.1. 이전
1993년
고려대학교 최동식 교수가 기존의 초전도체를 설명하던 BCS 이론을 대신해 ISB(Inter Atomic Superconducting Band) 이론을 제시했다. 다만 이 이론이 기존 주류 학설과 동떨어져 있었다. 그래서 이 이론을 증명하기 위해 여러 물질들의 연구가 시작됐다.
1999년
고려대학교 최동식 교수 연구실에서 비전임교수 이석배와 대학원생 김지훈이 신물질 LK-99를 만들었다. 다만 제조공정이나 원리가 정립되진 않았다.
2008년
7월 1일, 이석배가 퀀텀에너지연구소를 설립하고, LK-99의 연구를 재개하고자 했다.
2017년
5월 7일, 이론의 바탕인 고려대학교 최동식 교수가 사망했다. 연구를 계속 이어가되, 완벽한 이론이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세상에 티내지 말라고 당부한 최동식 교수의 유훈에 따라 펀딩이 모였다. 기세웅 회계사, 프로셀테라퓨틱스 이병규 대표, 화인 윤상억 대표, 방재규, 김경철 등. 특히 고려대학교-KIST 융합대학원 소속 권영완 교수의 LG디스플레이 연구와 LK-99의 초전도성 연구가 유사성을 보여 공동연구를 시작했다. 회사에서 이석배는 CEO, 권영완은 CTO, 김지훈은 리서치디렉터를 맡았다.
2019년
2019년 6월 1일부터 2022년 2월 29일까지 한국연구재단의 펀딩을 따냈다. 교육부 산하의 '이공학학술연구기반구축' 사업의 일환으로(부처자체분류명은 '창의도전연구기반사업'), 과제고유번호 1345300805, 세부과제번호 2019R1|1A1A01059675[2], 과제명은 "새로운 초전도 물질 개발을 위한 저자기장 영역 마이크로파 흡수에 관한 연구", 과제수행기관은 고려대학교로 했다.
2020년
7월 22일, 특허 "초전도체를 포함하는 저저항 세라믹화합물(Ceramic composite with low resistance including superconductors)"를 출원했다. 2021년 12월 28일 공개했다. 한국어 영어
7월 24일, 특허 "초전도체를 포함하는 저저항 세라믹화합물의 제조방법 및 그 화합물(Mehtod of manufacturing ceramic composite with low resistance including superconductors and the composite thereof)"을 출원했다. 즉 정립된 제조 공정을 발견했다. 한국어 영어 이 제조 공정을 네이처에도 제출했으나, 상온초전도체에 대한 사기 논문이 많아왔던 터라 네이처가 출판을 거부했다. 2022년 5월 27일 등록했다.
2021년
8월 25일, 특허 "상온, 상압 초전도 세라믹화합물 및 그 제조방법(Ceramic composite with superconductivities over room temperature at atmospheric condition and mehtod of manufacturing the ceramic composite)"을 출원했다. 2023년 3월 6일 공개했다. 한국어 영어
2.2. 4월 발표
2023년 2월 27일, LK-99의 상온상압에서 마이스너 효과를 선보인 실험
2023년 2월 23일, 퀀텀에너지연구소가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2월 27일에 위 영상을 업로드했다. 다만 링크를 가진 사람만 접속이 가능하므로, 4월 학회지 발표와 동시에 공개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다만 일반적으로 마이스너 효과를 선보일 때 쓰는 방식인 자석을 눕혀놓고 물질을 올려놓는 게 아닌, 물질을 매우 얇은 끈에 매달고 자석을 갖다대는 방식을 취했다. 이런 방식은 실제로는 손에서 발생하는 바람으로 흔들리는 것이지만 겉보기엔 자성으로 흔들리는 것으로 보일 소지가 있다.
2023년 3월 31일, 퀀텀에너지연구소는 한국결정성장학회지에 〈상온상압 초전도체(LK-99) 개발을 위한 고찰〉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투고했으며 한 달간의 심사를 거친 뒤 4월 30일 공개됐다. (논문링크1, 논문링크2) 논문의 제1저자는 퀀텀에너지연구소 소속 이석배, 공동저자는 퀀텀에너지연구소의 김지훈, 임성연, 안수민과 고려대학교 권영완 연구교수, 한양대학교 오근호 명예교수다.
2.3. 7월 발표
We believe that our new development will be a brand-new historical event that opens a new era for humankind.
우리는 우리의 발견이 인류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유례없는 역사적 사건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The First Room-Temperature Ambient-Pressure Superconductor》의 마지막 문장
2023년 7월 22일 오후 4시 51분[3], arXiv에 "The First Room-Temperature Ambient-Pressure Superconductor" 제목의 논문이 올라왔다. 저자는 퀀텀에너지연구소 이석배, 김지훈, 고려대학교 권영완 연구교수다. 논문
2023년 7월 22일 오후 7시 11분, arXiv에 "Superconductor
O showing levitation at room temperature and atmospheric pressure and mechanism" 제목의 논문이 올라왔다. 저자는 퀀텀에너지연구소 이석배, 김지훈, 임성연, 안수민, 윌리엄 & 메리 대학교 김현탁 연구교수[4], 한양대학교 오근호 명예교수다. 논문 2023년 7월 26일 오전 4시 31분, 김현탁 교수가 Sciencecast에 동영상을 올렸다. 2번째 논문의 마이스너 효과였다. 영상[5]
상온 상압이라는 점이 역시 가장 큰 특징이다. 임계온도는 400K 한참 뛰어넘는다. 기존의 초전도체 연구는 극저온이나 초고압 환경에서 연구되곤 했는데 LK-99의 경우 "화합물 내부 응력이 외부의 고압 조건을 대신할 수 있다"라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표면구조처리한 납-인회석 결정구조를 연구했다. 해당 물질을 만드는 공정이 비교적 간단한 것도 특징이다.
925°C로 10시간 가열하기만 하면 된다.[8] 저자들은 해당 공정을 통해 만들어진 물질에 형성된 초전도 양자 통로(superconducting quantum well; SQW)가 초전도 현상을 일으키는 원인일 것으로 추정했다.[9]
2.4. 이후
2023년 7월 26일, 퀀텀에너지연구소 홈페이지가 트래픽 한도 초과로 인해 접속 차단됐다. 7월 28일까지도 차단되어 있다.
2023년 7월 26일, 김현탁 교수가 뉴사이언티스트와 인터뷰했다. #
"두 번째 논문이 '많은 결함(오류)'를 포함하고 있으며, 자신의 허락 없이 arXiv에 업로드됐다."
"회의적 의견이 많은 걸 아는데, 그런 문제들의 해결을 위해서라도 여러 실험실에서 재현연구가 필요하다. 실험하려는 모든 팀을 돕겠다."
2023년 7월 27일 오후 4시경, 제1발명자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가 조선비즈와 인터뷰했다. #
"2020년에 처음 연구 결과를 네이처에 제출했지만 다이어스 교수 사태[10] 때문에 네이처가 논문 게재를 부담스러워했고, 다른 전문 학술지에 먼저 게재할 것을 요구했다."
"국내 학술지에 먼저 올려서 국내 전문가의 검증을 받고 사전 공개 사이트인 아카이브에 올린 것."
"지난 23일 국제 학술지인 'APL Materials'[11]에도 논문을 제출했다."
"우리는 연구기관이 아니라 기업이다보니 기술개발의 결과물로 특허를 내고 수익도 내야 하는데, 네이처나 사이언스는 너무 시간이 오래 걸려서 조금 더 논문을 내기 쉬운 루트를 선택한 것 뿐."
"지금은 작고한 최동식 고려대 화학과 교수와 함께 1990년대 중반부터 상온 초전도체 구현을 위해 20년에 걸쳐 연구와 실험을 진행했다."
"LK-99의 특허도 출원했다."
2023년 7월 27일 오후 11시경, 제2발명자 김지훈이 링크드인에 발견까지의 과정을 썼다. 해당 링크드인, 이를 화제로 만든 트위터, 개드립넷의 번역
"난 물리학과 물리학자들을 사랑하지만, 그들이 초전도체를 찾기 위한 연구방법엔 비동의한다."
"난 실험 재료를 섞고, 가열하고, 초전도체 특성이 안 보이면 멈췄고, 보이면 계속 진행했다."
"이는 매우 지루한 과정이다. 난 20년간, 1천번의 실험을, 전 과정을 실험했다."[13]
2023년 7월 28일 오전 11시경, 퀀텀에너지연구소의 CTO가 권영완 교수에서 오근호 교수로 변경되어 내부 다툼이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2023년 7월 28일 오후 3시경, 고려대학교에서 열린 제11회 금속다층국제심포지엄(MML 2023)이 본래 프로그램 일정에 없이, 폐막식에 퀀텀에너지연구소를 초청하여 talk 세션 형태로 발표하게끔 했다. 그래서 발표자료도 엉성했고, 한국어 발표를 주최자인 이긍원 교수가 통역했다. 마이스너 효과라 주장하는 영상을 보여주고, 실제 시료들을 가져왔다. 아시아투데이 기사 실제 발표현장
2023년 7월 28일 오후 6시경, 이석배 대표가 연합뉴스와 전화인터뷰를 했다. "다른 저자들의 허락 없이 권영완 연구교수가 임의로 아카이브에 게재한 것", "아카이브에 내려달라는 요청을 해둔 상황", "권영완 교수는 4개월 전 이사직을 내려놓고 현재는 회사와 관련이 없다" 등을 말했다. 그런데 그 권영완 교수가 고려대에서 오늘 뭔가 부족한 시료들을 가져와 시연을 한 것이다. 분명히 팀에 어떤 내분이 있음을 드러냈다. # 다만 이는 위의 이석배 대표의 조선비즈 인터뷰와 말이 맞지 않기 때문에 본디 홍보성으로 시작한 것이 일이 너무 커져 이를 수습하려는 것 아니겠냐는 추측도 나오기 시작했다. 다만 이 주장이 위의 26일 김현탁 교수의 인터뷰 내용과 일치하는 것을 보면 일단 논문이 무단 게재된 것에 급히 수습을 하고 뒤늦게 전말을 밝힌 것일 가능성도 있다.
3. 반응[편집]
3.1. 학계 및 전문가
3.1.1. 7월 26일
뉴욕타임스 케네스 챙(Kenneth Chang) 기자가 단신으로 소개했다.
사이언스 데릭 로(Derek Lowe) 의약-화학 칼럼니스트가 "온 세상이 알고 있듯, 지금까지 그러한 주장들은 면밀한 조사를 거치고 모두 무너졌다. 실제로 이달 초 필자가 언급한 로체스터의 초전도 연구 그룹은 데이터 조작 의혹으로 인해 또 다른 논문이 철회될 위기에 처했다. 다만 해당 보고서들은 아주 특수한 장비로만 만들고 평가할 수 있는 물질을 다룬 반면, 이 새로운 보고서는 순식간에 무너지거나 (1987년의 초전도체 발견 때처럼) 순식간에 입증되는 것 두 가능성을 모두 담고있는 것 같다."라는 평가를 기고했다.
뉴사이언티스트 카멜라 패더빅캘러헌(Karmela Padavic-Callaghan) 기자가 "이들의 주장이 과학적 검증을 거쳐 사실로 밝혀진다면 정말 대단한 연구 성과이기 때문에, 이들의 입증 책임이 그만큼 막중하다", "초전도의 돌파구를 찾는 이전의 논문들이 나중에 철회되기도 하고 다른 팀이 결과를 재현하는데 실패한 사례들이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등을 말했다. 또한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수잔나 스펠러(Susannah Speller)와 크리스 그로베너(Chris Grovenor)는 "두 논문 다 데이터에서 입증되지 않았다", "샘플의 불완전성과 결합된 실험 절차의 오류가 있다" 등을 말했다.
3.1.2. 7월 27일
오전 1시경, 코넬대학교의 애덤 요마크(Adam Yormark)는 "코넬대 친구가 말하길 갸우뚱하긴 해도 진지하게 검토 중. 뭘 알게 되면 알려주겠다" 등을 말했다.
오후 4시 7분, 조선비즈 이병철-최정석 기자가 전문가들의 의견을 보도했다.
수재너 스펠러 영국 옥스퍼드대 재료과학과 교수는 "초전도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여러 측정값을 통해 확인해야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설득력이 다소 떨어진다", "특히 자기장과 열용량 수치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는 의견을 밝혔다.
강병원 충북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는 "다른 연구자가 실험 결과를 재현하기 전까지는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원병묵 성균관대학교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논문 전체의 완성도가 떨어져 연구의 진위가 우려된다", "진위성은 다른 과학자들을 통해 입증해야 하지만, 논문이 가진 파급력을 고려했을 때 더 충실한 데이터와 신중한 단어를 사용했어야 한다", "엄밀하고 제한적인 표현을 강조하는 논문에 세계 최초라는 홍보성 문구를 쓰는 이유에 대해 의아하다"는 등의 의견들을 남겼다.
오후 4시 42분, 조선일보 유지한 기자는 해당 논문이 김현탁 박사, 최동식 박사의 연구를 바탕으로 하지만 이 둘의 연구는 학계 주류와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존 더럴(John Durrell) 교수는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결과가 확인되더라도 상용화에 의한 실질적 이득을 보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 "몇 년간 상온 초전도체에 대한 수많은 보고가 있었기에 이번 결과에 대해 지역사회에서 이해할 수 있는 회의가 진행됐을 것", "개인적으론 이 결과가 다른 연구진에 의해 재현 가능한지 확실해질 때까지 판단을 보류할 것" 등을 말했다. #, 이투데이의 번역 인용
오후 10시경, 메릴랜드 대학교 응집물질이론센터(CMTC) 공식 트위터가 "이젠 불편한 일을 할 때다", "이 논문의 이론/배경적 논의는 너무 순진해서, 우리 대학교 학부 프로젝트라면 F를 주었을 정도다" 등을 말했다.
3.1.3. 7월 28일
한국시간 오전 2시경, 미국 LA의 우주항공회사 바다(Varda)의 로봇 엔지니어 앤드루 매칼립(Andrew McCarlip)이 제조공정이 쉬운만큼 구현연구를 해보겠다고 밝혔다. #
한국시간 오전 5시경, 사이언스지의 에이드리언 초(Adrian Cho)가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했다. #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Argonne National Laboratory)의 마이클 노먼(Michael Norman)은 "아마추어 같고, 데이터 제시 방식도 수상쩍다", "납-인회석은 금속이 아닌 비전도성 광물이라 회의적이다", "차원에 대한 설명도 나쁘다"[15], "하지만 현재 아르곤국립연구소는 굉장히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재현을 시도하고 있다. 1주일 안에 알게 될 것이다" 등을 말했다.
미국 일리노이 대학교/어배너-섐페인 캠퍼스의 응집물질물리학자 나디야 메이슨(Nadya Mason)은 "저자들이 약간 엉성하지만 적절한 데이터를 제시했고, 제조 기술이 명확히 제시된 점에 감사한다", "전하 파동이 사슬에 존재할 수 있다 했는데, 그런 관찰이 과거 있었다", "비전통적이지만, 강한 상호작용을 하는 최적점을 찾은 것 같다" 등을 말했다.
미국 국립가속기연구소(SLAC National Accelerator Laboratory) 응집물리학자 제니퍼 파울리(Jennifer Fowlie)는 "대중들이 말하는 것처럼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등을 말했다.
오후 1시경, 숭실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이윤상 한국물리학회 이사는 "상온 초전도체를 구현했다는 많은 연구 결과들은 지금도 학계에서 논의되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한국 연구팀의 논문은 동료평가를 거치지 않은 만큼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할 것" 등을 말했다. #
오후 4시경, 앤드루 매칼립(Andrew McCarlip)이 실시간으로 제작 과정을 트위치로 생중계를 시작했다. 대부분의 시간은 굽는 시간이고, 한국인 네티즌들이 많이 시청한다. 해당 공지 트윗, 트위치 생중계
3.1.4. 7월 29일
3.2. 비전문가 및 학계 외의 반응
2023년 7월 25일
오전 5시경, 레딧의 technology 서브레딧에서 화제가 됐다.
오후 7시경, 영어 위키백과에 LK-99 문서가 개설됐다.
2023년 7월 26일
기부형 베팅 사이트 매니폴드(Manifold)[16]에, 이번 발표가 2025년까지 재현이 되겠느냐는 베팅이 Yes 18%, No 82%로 수렴된다.
2023년 7월 27일
오전 2시경, 프랑스어 위키백과에도 LK-99 문서가 개설됐다.
오후 8시경, 나무위키에서 문서가 생성됐다.
초전도체 관련 테마주가 요동쳤는데 대표적으로 국내기업인 서남#과 미국의 AMSC(Amercian Superconductor)이 수혜를 입었다.
2023년 7월 28일
오전 11시경, 한국어 위키백과에 LK-99 문서가 개설됐다.
2023년 7월 29일
4. 논란
4.1. 진위 여부 논란
대중들이 '논문이 올라왔다'를 곧 '해당 기술이 상용화된다'고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으나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을뿐더러, 이 논문 자체도 아직 넘어야 할 검증 절차가 많다.
일단 해당 논문이 업로드 된 arXiv는 기본적으로 자신들의 연구 성과가 해당 학계에서 최초라는 것을 어필하기 위해 관련 과학자들의 동료평가를 건너뛰고, 선공개를 해놓는 곳이다. 즉, 현재까진 학술적 가치가 생긴 것은 아니다. 단적으로 송유근이 자신의 표절이 걸린 후, 올린다던 새 논문을 빙자한 또 다른 표절 논문#을 올렸던 것도 arXiv였다.
논문이 학술적인 가치가 있다고 인정받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동료평가(Peer Review)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는 그 분야의 권위자, 혹은 최소한 그 분야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전문가들이 논문을 물고 씹고 뜯어보며 내용이 타당한지, 재현 가능성은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과정이다. 역으로 이걸 통과하지 못하면 그 논문은 사실 관계 자체에 오류가 있거나, 데이터가 조작됐거나 하는 등 여러가지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국제 과학계에서 KCI급 저널에 등재된 논문에 대해 학술적 가치를 인정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 이유도 주제 선정부터 검증까지의 전 과정 동안 충분한 동료평가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보통 국제 과학계에서 학술적인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선은 SCIE에 등재되는 것이지만, 이 논문은 SCIE에도, 국제 학회에도 발표된 기록이 없다. 즉 해당 논문은 '아직' 제대로 된 동료평가가 이뤄지지 않은 논문이며, 따라서 ‘원칙적으로는’ 세기의 발견이라거나 반대로 사기라고 확정짓기에는 이르다.
다만 이슈화된 시점에서 학계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편이다. 논문의 논리구조가 억지스럽거나[17] 아예 틀린 부분도 많으며, 실제로 어떤 과정으로 뭘 만들었는지 증명하기 위해 첨부해야 할 여러 자료들도 없거나 이상한 것들이 많아서[18] 논문 자체의 신뢰도에 의구심이 든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또한 만드는 과정은 둘째치고, 만들어졌다는 물질 역시도 정말 상온 초전도체가 맞긴 한 건지를 평가할 수 있는 자료 자체가 부족하다는 평이 많다. 긍정적인 평가들도 있긴 하지만 소수고, 그나마 중립적인 입장조차도 입증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는 선에서 '논문은 이상하지만 누군가 재현에 성공할 가능성은 있지 않겠냐' 같은 원론적인 수준에서 머무르고 있다.
굳이 '세계 최초' 같은 홍보성 문구로 해당 논문을 강조하는 것 때문에 이 논문이 스타트업이 자사를 홍보하기 위해 투척하는 언플용 논문일 것이라는 의혹이 있다. 실제로도 기업들이 학술적 가치가 없는 저널에 논문을 투고하거나 혹은 형식만 그럴듯한 논문을 만들어 저널조차 아닌 곳에 올려둔 후, 이를 근거로 들며 허위과장광고를 하거나 투자 유치를 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매우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또한, 연구부정행위로 파문을 일으켰던 대부분의 학자들이 말로만 떠들고 정작 실물을 보여주지 못했던 것과는 다르게 적어도 실물에 대한 자료가 있다는 점 또한 주목받고 있다. 물론 이것이 실물인지 그럴듯하게 만든 가짜인지는 아직 장담할 수 없지만, 실물도 없이 말로만 떠들던 사례들보다는 훨씬 나은 상황이다. 그리고, 황우석 논문 조작 사건이나 만능세포 연구논문 조작 사건과는 다르게 해외의 과학자들에게 공개적으로 재연 실험과 검증을 해달라고 요청한 것도 그동안 과학계에서 벌어진 논문 조작 사건과는 결이 다르긴 하다.
제조공정이 단순해 진위 검증이 빠르게 밝혀질 것이란 주장이 있다. 저자들의 논문 및 특허에 따르면 4일 정도밖에 안 걸리기 때문이다. 빠르면 7월 말 8월 초에 결론이 나온다. 실제로 이 논문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연구자들 중에서도 ‘어디 맞는지 확인해보자’며 검증 절차에 돌입했다고 밝힌 경우들이 있다. 이 때문에 논문을 호의적으로 보는 시각 쪽에서는 "어차피 검증하면 금방 들통날 건데, 만약 사기를 치려는 쪽이었으면 매우 까다로운 공정을 제시했을 것이다"[19] 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 경우 연구진이 사기를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단순히 잘못 측정된 값에 매몰되어 오류를 범했을 가능성이 더 높다.
초전도체 논문에 대해서 이토록 반응이 민감한 것은 그 기술적 가치 때문이기도 하지만, 2023년 초에 미국 로체스터 대학교의 랑가 디아스(Ranga P. Dias) 교수의 상온고압 초전도체 논문이 연이어 화제를 끌었다가 데이터 조작 의혹으로 게재철회된 적이 있기 때문이다. 2020년 10월 5일의 논문이 2022년 9월 26일 철회됐으며, 2021년 3월 19일 논문도 마침 이번 논란 중인 2023년 7월 26일 철회됐다. #
4.2. 무단 게재 논란
이석배 대표는 "다른 저자들의 허락 없이 권영완 연구교수가 임의로 아카이브에 게재한 것"이라며 "아카이브에 내려달라는 요청을 해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김현탁 박사 역시 "두 논문에 결함이 많으며 본인의 허락 없이 게재됐다"고 미국 과학잡지 뉴사이언티스트와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5. 여담
이번 발명이 사실이라면 노벨물리학상[20] 수상은 기본에 증기기관의 발명 이상으로 현대 과학기술과 산업 양상이 그야말로 세계가 뒤집어질 수 있는 대발명으로 평가받게 됨과 동시에 초전도체의 상용화와 이와 관련된 전자기술 발전의 시작으로 인류사와 과학계에 엄청난 족적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주식회사 퀀텀에너지연구소가 있는 건물이 매우 허름한 것에 대한 컬트적 반응이 있다. 해당 회사의 위치는 '서울특별시 송파구 송이로23길 46-24 지하1층(B1, 46-24, Songi-ro 23 gil, Songpa-gu, Seoul 05822, Korea)'으로, 평범한 붉은 벽돌의 빌라/상가 건물로 보인다. 회사 홈페이지에 따르면 해당 건물 지하1층에 본사 및 기업부설연구소가 있으며, 고려대학교에도 제2실험실이 있다. 허름해보여 신뢰감이 낮다는 의견도 있지만, 해당 논문은 국내 타 연구소의 설비를 빌려 데이터를 냈기 때문에 건물 자체와 큰 관련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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