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성과급 안주는 회사가 망하는 과정(펌) 인사이트가 ㄷㄷㄷ

2023. 3. 23. 00:50시사 트래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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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귀한 줄 모르는 회사가 몰락하는 과정(우리 회사는 어느 단계에 있을까)

 


매년 2월이면 성과급 이야기로 시끄러운 회사들이 생 긴다. 진통이 오래가면 3월이 되어서도 쉽사리 진화되 지 않는다.
특히 좋은 실적을 거둔 회사가 보상을 적절히 해주지 않 으면, 직원들의 불만이 쌓여 문제가 생긴다. "그 동안 돈 이 없어서 안 준게 아니었구나"하는 분위기가 생긴다.


이런 회사에서는 서서히 이탈자가 생긴다. 가장 먼저 사직서를 내미는 선구자들은 일을 잘하기로 소문난 이 들이다. 다른 회사에서도 원하는 실력을 갖췄으니 이직 이 쉽다. 그러니 몸 값을 높여 원하는 바를 이룬다.
초기에는 일부 직원들의 이야기에 그친다. S급보다도 A급에서 이탈이 더 많다.

대기업은 표면적으로 문제가 드러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조직의 시스템이 아직 한 참을 더 버틸 수 있어서다. 일부 인재를 떠나보낸 회사 는 남아있는 인재들로 업무를 재편한다. 남은 이들의 업무가 조금 늘고 워라밸이 약간 나빠지는 수준이다.

한 퍼포먼스가 사라지면서다. 그들이 회사를 떠나기 전 뿌려놓은 씨앗이 몇 차례 열매를 맺고 나면 갈수록 싹 이 안 올라오는 자리가 많아진다. 타사의 S급 인재를 모 셔와도 농사 효과가 즉각적이지 않다. 오래도록 회사와 업계를 경험하며 인사이트를 축적한 인재만큼 성과를 잘 내지 못 한다. 성장 가도를 달리는 업종에 있는 회사가 아니라면 조금씩 실적을 까먹는다.

실적이 좋을 때도 안 주던 보상을 지금와서 줄리가 없 다. 남아있는 이들은 워라밸도 잃고 보상도 없다고 느 낀다. 박탈감을 느낄 새도 없이 실적 압박이 더해진다.


워라밸이 더욱 나빠진다. 올 한 해만 더 고생하잔다. 학 습능력이 빠르고 합리적인 우수 인력들은 생각한다. '오 래 다닐 회사는 아닌 것 같고, 이럴 거면 돈이라도 많이 받아야겠다.' 그렇게 남아있는 고급 인력들의 이탈이 시작된다.

퇴사 소식도 예전보다 더 자주 들린다.

퇴사는 유행처럼 번져간다. 남은 이들은 우수 인력이 빠질수록 부담을 체감하기 시작한다. 회사의 총애를 받 으며 임원을 예약한듯 보이던 최우수 인력들도 조금씩 이탈하기 시작한다. S와 A가 빠져나간 자리를 B가 수 행해 낼 리 없다. B가 야근으로 매울 수 있는 공백이면 그나마 다행이다. B 두 명이 달라붙어도 할 줄 모르는 일이 생겨난다.

슬슬업무 공백이라고 부를만한 구멍이 생겨난다. 물이 새기 시작한다. 일이 많아지면 사람들은 꼭 해야 하는 일에만 묶이게 된다. 항시 쳐다보지 않아도 되는 일에 서는 시선을 거둔다. 이런 분야들이 하나 둘 늘고 방치 되면 흔히 '사고'라 불리는 일이 생긴다. 큰 규모의 손실 이 생기기도 한다.

작은 구멍일지라도 일단 물이 새기 시작하면 생각보다
땜질이 어렵다. B가 죽어나간다. 일부 B들이 탈출을 시 도한다. 이직이 여의치 않으니 일부는 연봉 인상을 포 기하는 수준에서 이직에 성공한다. 어떤 부서는 순간적 으로 기능이 마비되기도 한다. 이제 일을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그저 할 줄 아는 사람이라도 찾는 게 급선무 가 된다. 급하게 채용된 경력 부대가 물 밀듯 투입된다.

각기 다른 문화와 업무 방식을 가진 이들이 모여들며 조 직 문화를 변화시킨다. 기존 멤버들에게 혼란이 가중된 다. 업무도 바로 정상화되지 않는다. 경력 입사자들 중 일부는 업무를 빠르게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맞지 않는 옷을 입어 퍼포먼스를 내지 못하기도 한다.

회사는 정신을 차리고 고급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기존 S, A에게 지불하던 연봉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한다.
아마도 그 돈을 성과급으로 줬다면 인재들의 이탈을 막 았겠지만 조금 늦었다. 재정이 더욱 악화한다.

임금 인상이나 보상이 계속해서 경쟁사에 밀리기 시작 한다. 경력 입사자들은 손절이 빠르다. 충성심에 시력 을 잃지 않고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있어서다. 이들이 하나 둘 퇴사하기 시작하면 적색 신호다.

이제 경력 시 장에서도 나쁜 소문이 돈다. 취업사이트에 퇴직자들이 쓴 '사람을 갈아 넣고 돈도 안 준다'라는 기업 평가를 자 주 볼 수 있게 된다. 이 회사는 더 이상 S급 인재를 꼬시기 어렵다.

이제 일을 못하는 이들, 경험이 없는 이들, 일을 안 하기 로 마음먹은 이들이 뒤엉켜 3인 4각으로 걷기 시작한 다. 걸음마다 넘어지며 비효율의 역사를 써내려 간다.


경쟁사에 한 바퀴를 따라잡힐 정도가 되면 조직에 조금 씩'안 될 거야'라는 패배주의가 퍼져나간다. 집안에 물 이 들어차기 시작할 때는 바가지로 쉴 새 없이 퍼내지만, 허리춤까지 차오르면 포기하는 것처럼 말이다.

드디어 시스템으로 버티지 못하는 단계에 진입했다. 더 는 갈 곳 없는 직원들은 "에라 모르겠다"를 시전 한다.노력한다고 나아지는 것도 없고, 이 모든 게 무능한 경 영진 탓이라는 마인드가 싹튼다. 이제부터는 조직책임 자들이 아무리 직원들을 타박하고 쪼아대도 개선되지 않는다.


이 즈음 회사에 갑자기 쇄신 열풍이 분다. 실적 악화의 원인을 찾던 경영진이 새로운 임원급 인사들을 영입하 기 시작한다.

다른 의도야 없겠지만 희한하게 CEO와 같은 학교 출신이거나 동향 출신들이 많다. 이들은 의 기천한 모습과 단호한 눈빛으로 나타나, 타사에서 성 공했다는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관리법을 도입하고, 목 표를 다시 세팅하고, 체질 개선이라는 명목하에 대대적 인 변화를 추구한다. 근데 들어볼수록 뭔가 이 업계에 적용하기 어려운 동떨어진 이야기다. 이를테면 IT 업계 에서 통할 만한 모델을 제조업에 도입하는 식이다. 당연히 잘 안된다. 직원들은 더욱 괴로워진다.


마침내 회사는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수식어를 얻는다.


취준생들 사이에서도 평판이 떨어진다. 퇴사자가 많다 는 말에 콧방귀를 끼며 "일 할 사람은 넘쳐난다"라고 큰 소리치던 경영진이 드디어 생각을 고쳐먹는다. 그런데 많이 늦었다. 연봉, 복지, 워라밸, 인센티브, 조직문화 뭐 하나 내세울 포인트가 없다. 믿고 거르는 회사가 되어 버렸다.


마지막 모습은 처량하다. 되지도 않는 혁신병에 걸려, 홈런 한 방 얻어걸리길 바라며 아무 공에나 풀스윙을 휘 두른다. 시간이 갈수록 기술력도 가격 경쟁력도 서비스 질도 낮아지기만 한다. 마치 오른손 잡이가 왼손으로 방망이를 쥔 것처럼 뒤뚱거린다. 홈런 대신 삼진이 늘 어난다. 예전에는 몇 수 아래였던 구단과 순위표가 역전된다. 감독의 침튀기는 정신 교육만 잦아진다.

어디선가 굴욕적인 인수합병 제안이라도 해온다면 다행이다. 그러나 경영진은 잘 나가던 때 기업가치에서 0 이 하나 빠진 금액에 차마 사인을 하지 못한다. 그렇게 회사와 직원들을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허무하게 흘려보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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