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1. 19. 00:03ㆍ돈맥과 부동산
전세가 난리가 났다.
이어서 지방 매매시장이 난리가 났다.
지방이 난리가 났으니 그 다음 수순이야 뻔하다.
또 불장으로 들어가면서 여기저기 시끄러운데
이미 나는 손가락이 아프도록 설명을 해서
더 말하기도 민망하다 ㅠㅠ
최근에 금태섭 의원
조은희 구청장
윤희숙 의원 등이 언론을 통해
내 글을 읽으셨다고 얘기를 했었는데
이분들은 하나같이 제정신이 있는 분들이라 딱히 의미가 없고
정신 혼미하신 분들이 읽어봤는지가 나는 무척 궁금하다
그니까 내가 늘 말하지 않는가
안 읽어도 될 분들이 책까지 사서 열심히 읽고
정작 읽어야 될 인간들이 안 읽는다고....
솔직히 김현미 장관한테 한 부 보내드리고 싶은데
거기까지 어그로를 끌었다가는 진짜 뭘 당할지 몰라 무섭다
현미언니 도끼눈 뜨면 제법 무섭다
그런고로 누가 나 대신 좀 보내고 인증해주시면 고맙겠다
ㅋㅋㅋㅋㅋ
내가 어쩌다가 뜬금없이 부동산 네임드가 되고 나서
수많은 문의 쪽지를 받는데
솔직히 진짜 웬만해선 대답을 하지 않는다
남에게 상담해줄 만큼 뭘 아는게 없기 때문이 제일 크고
뭘 좀 안다 해도 감히 남의 인생을 좌지우지하고 싶지 않다
도대체 어딜 봐서 내가 부동산 전문가 같은지
자꾸 쪽지 보내서 나더러
A동네에 살까요 B동네에 살까요 물어보는데
나는 A동네 B동네는커녕
지금 내가 사는 동네도 잘 모르는 인간이다
심지어 지금 거주중인 집을 살 때는
집 앞에 초등학교 있는것만 지도로 확인하고 나서
집도 안 보고 그냥 낼름 샀다가
알고보니 배정받는 게 집앞에 있는 학교가 아니라
도보로 10분 넘게 가야하는 다른 학교였다 ㅋㅋㅋ;
내가 내 집 살 때도 이따위로 대충 사는 인간인데
남의 동네를 내가 어떻게 알고 사라말라를 하나...
물을 사람한테 물어야지 참 답답한 분들이다
하여튼 이런 나라도
한가지 대답해줄 수 있는 질문이 있다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기도 하다
바로
[지금이라도 집을 사야 할까요?]
라는 질문이다
요즘 내가 즐겨보는 고전 미국 드라마가 있는데
바로 '초원의 집' 이다
로라 잉걸스 와일더의 소설
'큰 숲 속의 작은 집' 시리즈를 드라마화 한 것인데
쉽게 말해 미국 전원일기라고 보면 되겠다
어린 시절 ABE 전집에 세 권인가 들어있어서 재밌게 읽었는데
다행히 나중에 전 9권짜리 완역본이 나와서 전권 소장중이다
물론 책도 재미있지만 드라마로 보면 또 색다른 재미가 있다
(이하 스포일러 주의
경고했음
써놨는데 굳이 읽고 나중에 원망하기 없기)
서부개척시대에 미국에 살고있는 잉걸스 가족은
사정상 여러 주에 걸쳐 계속해서 이사를 다니게 된다
근처에 사람이 너무 많아지는 바람에 사냥감이 없어져서
정착한 곳이 알고보니 인디언 보호구역 금밟아서 ;;
농사를 지었는데 메뚜기떼가 다 먹어버려서
기타등등 ㅜㅜ
어쨌든 이 개척자 가족이 어디든 정착을 결정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무엇이냐
바로 집짓기이다
열일 제쳐놓고 으쌰으쌰 통나무 베어다가 집부터 짓는다
통나무 없으면 읍내 제재소에서 나뭇값 외상으로 가져와서
날품팔아서 갚으면서라도 무조건 집이 먼저다
왜 그들은 이렇게 집에 집착하는가?
딱히 집의 노예라서가 아니라
그냥 심플하게
집이 없으면 사람은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사람들 경우에는
어찌어찌 벽만 쌓고 나면
아직 지붕도 못 올렸는데 일단 들어가서 살고 본다
왜냐면 늑대나 퓨마 곰 따위가
수시로 집 근처에 출몰해서 호시탐탐 노리기 때문에
벽이라도 있는 게 낫기 때문이다;;;
그렇다
부동산이 요즘 투자적인 면이 유독 부각되다 보니
주식이니 금이니 달러니 하는 거랑 같이 취급되는데
집은 엄연히 의. 식. 주. 중의 하나이다
없으면 못 산다 이 말이다
주식이나 금덩어리따위야 없어도 얼마든지 살 수 있지만
집이 없으면 사람은 살 수가 없다
다행히도 우리는 서부개척시대
사방 수백킬로미터내에 사람 한 명 없는 상황이 아니므로
내 집이 없어도 다른 사람한테 집을 빌려서 살 수가 있다
그런데 이 경우에도 결국은
남의 손에 내 가족의 운명을 맡기게 되는 것이다
최소한의 계약기간 외에는
집주인이 나가달라고 하면 나가야하는 게 세입자다
2+2라 해도 집주인 실거주 카드 앞에서는 추풍낙엽이다
참고로 이 부분은 겉으로나마
자본주의의 틀을 유지하는 이상 건드릴 수가 없다 ㅋ
집주인 실거주 카드를 건드리는 순간
더는 허울로라도 자본주의라고 말할 수가 없어지고
그냥 웰컴투 공산당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다
음 쓰고 보니 이미 지금도 웰컴투 상황이긴 하다;
공산당이라고 하면 뭐 대단히 먼 나라 얘긴 줄 아는데
공산당이 뭐 눈 시뻘겋고 대가리에 뿔달린 놈들인 줄 아나
김정은이도 눈알은 까맣다 ㅋ
뭐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말하자면
물론 셋집에서 쫓겨나더라도
다른 셋집을 금방 구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별 상관없다
하지만 작금의 상황을 보자
전세가와 전세 물량이 어찌되고 있는가?
개작살이 나고 있지 않은가?
2+2도 모자라
3+3 얘기까지 나오는데
이쯤 되면 말귀좀 작작 알아들어줬으면 좋겠다
정부가 [전세좀 주지 마라 이놈들아!!!!] 라고
이렇게 목놓아 외치는데 이게 어떻게 안들린단 말인가.....
이거는 그냥
[전세를 없애고 싶다
지금도 없애고 있지만 더욱더 격렬하게 없애고 싶다]
라는 뜻이다
정부가 전세를 왜 없애고 싶어하는지는
내가 여태 수없이 말을 했으니 제발 좀 읽어보자
하여튼 이렇게까지 전세시장은 전세시장대로
매매시장은 매매시장대로 난리가 나서
주거불안정이 극에 달한 상황인데도
여태 '지금이라도 집을 사야할까요?'
라는 질문이 나오는 이유를
나는 솔직히 잘 이해를 못하겠다
아까 위에서도 말했지만
나 자신부터가 한 번도 집을 살 때 깊이 고민을 해본적이 없다
그냥 돈이 얼마 있든지 간에 거기 맞춰서 샀을뿐...
첫 집을 샀을 때는 집을 왜 사냐 미쳤냐 소리 듣던 시절인데
그때도 그냥 자연스럽게 집부터 샀다
처음 돈을 벌었을 때 할 일은 너무나 당연하게도 집 사는 것이었고
돈을 더 벌었을 때 할 일은 너무나 당연하게도
더 좋은 동네 혹은 더 넓은 집으로 옮겨가는 것이었다
이 과정이 마치 숨쉬는 것처럼 자연스러웠고
여기에 떨어질까 어쩔까 고민 같은 것을 해본 적이 없다
애초에 집은 폭락할까봐 걱정할만한 물건이 아니지 않나
폭락한대도 주식처럼 휴지조각 되는 게 아니라
집도 땅도 그대로니까 내가 살면 되고
살다가 죽거든 자식 주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집을 사야 할까요?]
이걸 묻는다는 건 무주택자라는 이야기인데
돈이 없어서 집을 못 사는 건 내가 이해를 한다
그건 정말 어쩔 수 없는 거니까.
근데 [지금이라도 사야 할까요?]라는 말은
어쨌든 마음을 먹으면
대출이든 뭐든 끌어다가 살 수가 있으니까 묻는 걸텐데
살 수 있으면서 도대체 왜 망설이는 것인지....
떨어질까봐....?
나와 내 가족이 살 집 한 채인데
떨어지든 오르든 그게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오르면 그집 팔고 그돈으로 세계일주라도 떠날 셈인가?
최저점에서 사고 싶어서.....?
짜장면 한 그릇에 500원 하던 시절에 못먹었으니까
다시 500원 할 때까지 안 시켜먹고 존버할 셈인가...?
오기는 올거라고 믿는단 말인가.....?
본인이 살 집 한 채는 투자의 대상이 아니다
필수재요 내 가족의 최소한의 생존권이다
깜냥이 되면 되는 만큼 사면 되는 것이지
그 이상의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뭐 무주택자 청약자격 이런 전략적 고민을 제외하고)
애초에 더블로올린당이 늘 염불을 외듯
집은 근본적으로다가 사는 (live) 곳이다
근데 당장 내 집 한 채가 없는 상황인데
왜 그 한 채를 살까 말까 고민을 하는가 이 말이다...
심지어 지금은 전세가가 미친듯이 올라서
앞으로 월세살이로 내몰려야 하는 앞날이
불보듯 뻔하게 보이는 이 시점에서
왜 아직도 집을 살까말까 고민을 하고 있는지
도대체 무슨 깡인지
1일 1깡한다는 사람들도 그만한 깡은 없을거 같다
그 깡좋다는 비한테 물어보자
집이 있는가 없는가....
그래서 결론을 말하자면
[지금이라도 집을 사야할까요?] 라고 묻는 분들에게
이번에도 한마디로 대답하겠다
"도대체 안 살 이유가 뭐가 있어요?"
덧붙임
여러분들께 부탁이 한가지 있습니다
(아쉬울땐 급 존댓말)
사실 책을 낼 때 많이 알려진 닉네임인 '삼호어묵'은
엄연히 남의 거라 쓸 수가 없었고
큰 출판사도 이름있는 저자도 아니고
정치적 이슈로 서점에서도 적극적으로 홍보해줄 수 없었고 해서
책이 많이 알려지질 못했습니다
저야 그냥 이왕 쓴 글 하나라도 더 읽히자 차원에서 낸 거지만
큰 용기 내주신 출판사를 위해서라도
제가 할 수 있는 건 뭐라도 해보려고 해요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각자 블로그나 카페 등등에
제 책 리뷰도 많이 써주시고 인증도 많이 해주셨는데
정작 서점에 서평은 잘 안 남기시더라고요
엉뚱하게 신앙인들이 와서 비구매자로 악플이나 남기고 ㅜㅜ
재미있게 읽으신 분들은 아무쪼록 서평 한줄씩 부탁드리고요
이미 다른곳에 서평 쓰셨던 분들도
그거 그대로 복사해다가 올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맨입으로 부탁할 수는 없으니 사인본을 걸겠습니다
오늘 (11월 8일) 부터
yes24 , 인터넷교보문고, 알라딘 세 곳의
'정부가 집값을 안 잡는 이유' 책에 등록된 서평 중에
다섯 분 뽑아서 사인본 보내드릴게요
혹시 많이 참여해 주시면 당첨자 수는 늘릴수도 있으니
많이들 참여 부탁드립니다
이걸 원래 출간시에 진작 했어야 되는건데
솔직히 민망해서 못하고 있다가 이제와서 ㅋㅋㅋ;;
출판사에서 하는 게 아니라 제가 그냥 개인적으로 하는거고요
당첨자는 다음번 글에 발표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파트너스 활동을 통해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을 수 있음
[출처] "지금이라도 집을 사야 할까요?" 에 대한 대답 (부동산 스터디') | 작성자 삼호어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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